1) 책이름과 작가이름
- 제목: 13계단
-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高野和明, Kazuaki Takano)
- 비고: 2001년 데뷔작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근거: 일본 위키·저자 소개)
2) 줄거리
전직 교도관 ‘난고 쇼지(南郷)’는 어느 의뢰로부터 사형 확정자의 사건을 재조사해 억울함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그는 상해치사로 복역했다가 가석방된 청년 ‘미카미 준이치(三上純一)’를 파트너로 삼아, 사건의 진상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피의자는 키하라 료(樹原亮). 문제는 그가 범행 직후 오토바이 사고로 ‘범행 전후의 기억’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남은 단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계단’의 이미지뿐.
난고와 미카미는 당시 동선·지형·시간표를 재구성하며 ‘그 계단’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조사 끝에 사건 현장 인근 뒷산 사찰이 지반 약화로 수십 년 전에 흙에 매몰되었을 가능성에 도달하고, 실제 발굴로 계단의 흔적과 단서를 확보합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미카미의 지문이 검출되면서, 사형수 구명은커녕 미카미까지 의심받는 최악의 국면으로 휘청입니다.
사건 배후에는 사적 복수와 대체 처벌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난고는 제3의 개입을 의심하며 미카미에게 잠시 몸을 숨기라고 권하고, 자신은 배후 인물들과 접촉해 진상을 캐려 합니다. 이야기는 사형 제도라는 거대한 장치와, 기억의 공백·‘누가 누구를 대신해 처벌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3) 독서기록
가독성이란 말에 붙들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서움도 알았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 눈이 떠 있는 동안 페이지는 계속 넘어간다.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도 결국은 끝장을 쉽게 맞이하게 된다.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피곤함에 스러져 한숨 잤다.
생각보다 얘기가 길고 복잡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써 보리라—라고 적어 두었지만, 오늘은 줄거리 대신 ‘읽기 감각’을 남긴다. 문장의 속도감은 제주도행 비행기 같다. 이륙(세팅)은 오래 걸리지만, 한 번 떠오르면 짧게 하늘을 날고, 착륙(결산)에서 시간을 오래 쓴다. 읽는 시간은 짧았는데, 머릿속에서 도는 시간은 길었다.
- 메모 1 — 기억의 공백: ‘모른다’는 말은 방패이자 심연. 몰랐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가, 혹은 그것 자체가 또 다른 단서인가.
- 메모 2 — 사형 제도: 서명 하나로 생이 기울 수 있다는 감각이 서늘하다. 제도가 정교해질수록 판단은 더 불안해진다.
- 메모 3 — 대체/대리의 욕망: 응보가 ‘누구를’이 아니라 ‘누구로’로 바뀌는 순간, 정의는 흔들린다.
읽은 시점:2015년 02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