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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확장/속담 & 고사성어

나이를 칭하는 한자어 총정리

by 시넘사 2025.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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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전통 사회에서는 나이를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삶의 단계와 덕성의 성취로 보았습니다. 아래 표와 설명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나이 한자어를 중심으로 뜻과 유래, 올바른 쓰임을 정리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표현은 주의 사항을 함께 표기했습니다.

기본 원칙
• 아래 나이는 만 나이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다만 환갑·회갑은 간지(60갑자) 순환 개념이므로 전통적 세는나이 표현도 병기했습니다.
• 불확실하거나 학계·관행에서 이견이 있는 부분은 “확실하지 않음”으로 표기합니다.

1) 연령별 한자어 한눈에 보기

나이 한자어(음) 한자 풀이 핵심 뜻 유래·비고
15 지학(志學) 뜻 志 + 배움 學 배움에 뜻을 세움 『논어』의 공자 생애 단계 표현
20 약관(弱冠) 어릴 弱 + 갓冠 (남자) 성인식으로 갓을 씌우던 나이 본래 남성 전용. 요즘은 성별 가리지 않고 비유적으로도 사용
20 전후(여성) 방년(芳年) 향기 芳 + 해 年 꽃다운 나이 여성의 한창 젊은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
30 이립(而立) …而 + 설 立 학문·인생관이 자립함 『논어』 출전
40 불혹(不惑) 아닐 不 + 미혹 惑 사물에 미혹되지 않음 『논어』 출전. “정답을 다 안다”가 아니라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
50 지천명(知天命) 알 知 + 하늘 天 + 명 命 하늘의 명(자연 법칙·도리)을 깨달음 운명론이 아니라 ‘도리의 자각’에 가까움
60 이순(耳順) 귀 耳 + 따를 順 다른 의견도 거슬림 없이 들림 청력 의미가 아님. ‘관용의 경지’ 비유
60(간지 회귀) 환갑·회갑(還甲/回甲) 돌아올 還/回 + 첫째 천간 甲 태어난 해의 간지가 60년만에 돌아옴 만 60세. 전통 세는나이로는 61세에 치름 사례가 있었음
70 고희(古稀) 옛 古 + 드물 稀 예로부터 드문 나이 두보의 시 “인생칠십고래희”에서 유래
70 종심(從心) 따를 從 + 마음 心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법도(矩)에서 벗어나지 않음 『논어』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에서 온 표현
77 희수(喜壽) 기쁠 喜 + 수 壽 77세 喜 자의 옛 글씨 형태가 ‘七十七’과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
80 산수(傘壽) 우산 傘 + 수 壽 80세 傘의 글자 모양이 80과 닮았다는 데서 비유
88 미수(米壽) 쌀 米 + 수 壽 88세 米 자를 분해하면 8·8로 보인다는 데서 유래
90 졸수(卒壽) 군사 卒 + 수 壽 90세 마치다”에서 ‘아흔은 한 생을 마무리하는 나이’
99 백수(白壽) 흰 白 + 수 壽 99세 百(100)에서 一을 빼면 白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
100 기이지수(期頤之壽), 상수(上壽) 기약 期 + 턱 頤 / 높을 上 백세 장수 기이지수는 ‘백세의 수’를 뜻하는 격식 높은 표현

2) 핵심 표현 자세히 풀이

① 약관(弱冠, 20)

약관은 본래 남자의 성인식(관례)에서 유래했습니다. 스무 살에 갓(冠)을 씌워 성인으로 공식 인정하던 풍습에서 ‘어리지만 갓을 씌운 나이’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성별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약관의 나이에 창업했다”처럼 비유적으로 널리 씁니다. 다만 전통 의미를 강조할 때는 남성 전용 표현임을 유념합니다.

② 방년(芳年, 20 전후 여성)

방년은 ‘향기로운 해’라는 뜻으로, 여성의 한창 젊고 아름다운 나이를 높이는 표현입니다. “방년 이십의 신부”처럼 예식·기사문 등에서 공손한 존칭으로 쓰입니다.

③ 이립(而立, 30)

이립은 ‘서다(立)’는 글자에서 보이듯 자립을 강조합니다. 직업·가정·학문에서 자기 기준이 바로 서는 시기로 이해합니다. 단순히 경제적 독립만이 아니라 가치관과 삶의 길이 굳건해지는 경지를 뜻합니다.

④ 불혹(不惑, 40)

불혹은 ‘미혹되지 않는다’는 덕성의 표현입니다. 모든 것에 정답을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보가 넘쳐도 중심을 잃지 않고 판단 기준을 지킨다는 뜻입니다.

⑤ 지천명(知天命, 50)

지천명은 ‘하늘의 명을 안다’로 번역되지만 숙명론과는 다릅니다. 자연의 이치와 사회의 도리를 깨달아 자신의 한계·책임을 헤아릴 줄 아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⑥ 이순(耳順, 60) & 환갑·회갑

이순은 ‘귀가 순해졌다’는 뜻으로, 다양한 의견을 거슬림 없이 수용하는 관용의 경지를 말합니다. 청력이 좋아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환갑·회갑은 60갑자 순환이 한 바퀴 돌아 태어난 간지가 다시 돌아오는 해를 이릅니다. 만 나이로 60세, 전통 세는나이로는 61세에 치르던 관행이 있어 행사 시 연배 표기에 주의합니다.

⑦ 고희(古稀, 70) & 종심(從心, 70)

고희는 두보의 시구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하여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는 의미입니다. 종심은 『논어』의 “칠십에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에서 나온 말로, 규범과 욕망이 자연스레 합치되는 경지를 말합니다.

⑧ 희수(喜壽, 77)·산수(傘壽, 80)·미수(米壽, 88)

세 표현은 모두 글자 모양에서 숫자와 연결해 읽는 전통적 비유입니다. 희수는 喜의 옛 글씨가 ‘七十七’과 닮았고, 산수는 傘의 모양을 80과 연결하며, 미수는 米를 8·8로 보아 88세를 이릅니다. 축하 현수막·기념패에서 관습적으로 널리 쓰입니다.

⑨ 졸수(卒壽, 90) · 백수(白壽, 99) · 기이지수/상수(期頤之壽/上壽, 100)

**졸수(卒壽)**는 ‘마칠 졸(卒)’에서 유래하여 아흔 살을 일생을 마무리하는 나이로 비유한 표현입니다. 후대에 卒의 글자 모양을 억지로 90과 연결시키는 민간 해석도 있지만, 본래 뜻은 ‘마치다’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 맞습니다.
**백수(白壽)**는 百(100)에서 一을 빼면 白처럼 보이는 데서 비롯되어, 99세를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기이지수(期頤之壽)**는 『예기(禮記)』에서 유래한 격식 있는 백세 장수 표현이고, **상수(上壽)**는 가장 높은 장수를 기리는 말로 보통 100세 이상을 가리킵니다. 참고로 현대 한국어에서 ‘백수’는 직업이 없는 사람이라는 속어로도 쓰이므로 문맥을 분명히 해야 혼동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현대적 쓰임 예문

  • 약관의 나이에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 “그는 서른에 이립을 이루고, 마흔에 불혹의 경지를 체득했습니다.”
  • “아버지 환갑 잔치는 만 60세에 가족끼리 간소하게 치렀습니다.”
  • “할머니 고희 기념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 “외조부님이 올해 미수를 맞으셔서 집안이 모였습니다.”
  • “증조모께서 기이지수를 누리셨습니다.”

4) 헷갈리기 쉬운 포인트

불혹 = “모든 것을 안다”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다”입니다.
이순은 청력과 무관합니다. ‘남의 말을 순하게 듣는 그릇’이란 비유입니다.
환갑/회갑은 60갑자 순환에 근거합니다. 전통적으로 세는나이 61세에 치른 사례가 있어 표기 혼용을 이해해야 합니다.
백수(白壽) 99세와 ‘백수(白手)’·‘백수(白首)’는 다른 단어입니다. 문맥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일부 지역·문헌에 다른 별칭이 있으나, 대표 표준만 수록했습니다. 이견이 있는 항목은 “확실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배제했습니다.

5) 마무리 정리

나이를 부르는 한자어는 단순한 경칭이 아니라, 각 시기에 기대되는 덕성과 삶의 태도를 담은 문화 코드입니다. 약관·이립·불혹·지천명·이순은 공자의 생애 단계에서 삶의 성찰을, 고희·희수·산수·미수·백수·기이지수는 장수를 기리는 축하의 언어를 보여줍니다. 행사 초대장·현수막·기사 제목에서 품격 있게 쓰되, 전통적 의미와 현대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면 표현이 더욱 정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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