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소개 – 로버트 뉴턴 펙
로버트 뉴턴 펙(Robert Newton Peck, 1928–2020)은 미국 버몬트 시골 출신의 작가로, 실제로 농장을 운영하며 자랐다.
도살장, 제지공장, 벌목장 등에서 일한 그의 경험은 고스란히 문장 속에 녹아 있으며,
그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단 3주 만에 쓰였지만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성장소설의 고전이다.
그는 ‘살아본 자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성장과 상실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2. 줄거리 요약 –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연결
[1] 열두 살 소년, 시골에서 자란다
버몬트의 시골 마을. 열두 살 소년 로버트는 가난한 농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다.
농장은 메마르고,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늘 부족하다.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날마다 가족을 도와 소, 닭, 돼지를 돌보고 장작을 패며 살아간다.
로버트의 세계는 작지만,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2] 수치심과 탈출, 생명의 탄생을 목격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선생님의 비인격적인 조롱을 받은 로버트는 굴욕감에 휩싸인다.
그는 학교를 빠지고 돌아오는 길에 이웃집 헛간에 들른다.
그곳에서 그는 송아지의 출산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우연히 어른들을 도와 송아지를 꺼내는 데 성공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로버트가 어른의 역할을 처음 감당한 상징적 순간이었다.
[3] 핑키, 돼지가 생긴 날
송아지 출산을 도운 공로로 이웃집 아저씨는 로버트에게 새끼 돼지 한 마리를 선물한다.
그 돼지의 이름은 '핑키'.
핑키는 수컷이지만 이미 거세된 상태로, 고기용으로 키워지기 위해 태어난 돼지였다.
하지만 로버트는 핑키를 친구처럼 사랑한다.
핑키와의 일상은 로버트에게 웃음과 위안을 안기고, 그는 핑키가 가족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허망한 기대라는 것을, 그는 곧 깨닫게 된다.
[4] 마을 축제와 강아지, 꿩의 싸움
축제 날, 마을 사람들은 강아지와 꿩을 좁은 통에 넣고 싸움을 붙인다.
꿩은 죽고, 강아지는 피투성이가 된 채 통 밖으로 나온다.
아무도 울지 않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로버트는 생존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님을 처음으로 체감한다.
그날 이후 그는 세상의 냉혹함을 조용히 목격하는 사람이 된다.
[5] 현실의 무게, 도축의 예감
시간이 흐르며 핑키는 무럭무럭 자란다.
하지만 거세된 수퇘지인 핑키는 번식이 불가능하고, 가족의 가난은 점점 심해진다.
로버트는 핑키를 키우며 미래를 기대했지만, 농장에서는 ‘쓸모’가 전부다.
도축에 대한 암시가 서서히 가족 내에서 떠오른다.
로버트는 마음속에서 갈등하지만, 아직은 아무 결정도 내릴 수 없다.
[6] 아버지의 결정, 소년의 침묵
겨울이 깊어가고, 아버지의 병세도 나빠진다.
로버트가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핑키는 사라져 있었다.
놀란 그는 뒷마당에서 핑키의 고기가 저장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도축을 진행한 것이다.
로버트는 배신감과 슬픔, 분노를 동시에 느끼지만, 결국 모든 걸 받아들인다.
그는 눈물을 삼키고, 핑키의 고기를 조용히 창고에 정리한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7] 죽지 않은 돼지, 죽은 아버지
이듬해 겨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그날, 가족은 어떤 돼지도 죽이지 않았다.
아버지가 죽었기에, 돼지는 죽지 않았다.
이 문장은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라기보다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상징적 순간을 묘사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다른 존재의 삶을 대신했다는 감정.
로버트는 그 교차점에 서서, 말없이 어른이 된다.
3. 감상과 해설 – 울지 않고도 가르치는 이야기
이 소설은 조용하다.
그러나 그 조용함 안에 모든 감정이 있다.
로버트는 떠들지도, 분노하지도 않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가난, 죽음, 사랑, 상실, 책임.
그는 하나하나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어른이 되어간다.
이 책은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그것이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이유다.
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3권
-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불의와 도덕.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 - 『소년이 온다』 – 한강
광주라는 참혹한 현실 속, 한 소년이 감당해야 했던 진실. 감정의 응어리를 다룬 소설. -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자유와 초월을 향한 욕망, 평범함을 거부한 갈매기의 고독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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