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소개
메리 셸리(1797–1851)는 영국 낭만주의 시기의 대표적 여성 작가로, 저명한 사상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정치철학자 윌리엄 고드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814년 퍼시 비시 셸리와 비극적 사랑의 여정을 시작한 그녀는 1816년 제네바 호숫가에서 펼쳐진 ‘무서운 글짓기 대회’에서 동시대 낭만파 시인 바이런 경, 폴리도리 등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의 원형을 완성했습니다. 1818년 익명으로 초판을 발표했을 때는 여성 저자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1831년 재판본에서 자신만의 후기와 수정을 더해 오늘날 우리가 읽는 완결판을 선보였습니다. 이 소설은 전통 고딕 소설의 어두움, 과학소설의 상상력, 그리고 윤리적 우화의 메시지를 한데 담아 냈고, 문학사적으로는 “과학적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산업혁명으로 과학이 전례 없이 각광받던 시기, 셸리는 인간의 오만과 책임의 균형이라는 질문을 남겨 낭만주의 문학지형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2. 줄거리 요약
제네바의 상류 가문 출신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 철학과 생명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이 남다릅니다. 대학 진학 후 그는 생명 창조의 비밀을 찾기 위해 해부학 실습과 전기 실험을 탐구합니다. 마침내 죽은 육체를 재구성하고 번개를 통해 전류를 흘려보내 거대한 생명체를 탄생시키지만, 자신이 만든 존재가 지닌 불완전한 형상과 위압적 크기, 노란색 눈빛 앞에서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도망칩니다. 이 생명체는 문명의 주변에서 홀로 배움과 고독을 경험하며, 인간의 호의와 배척 사이에서 정체성을 완성하려 합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배제와 폭력은 분노로 변해, 자신의 탄생에 대한 응답으로 빅터의 가장 소중한 이들을 차례로 희생시키리라 선언합니다. 여동생 윌리엄, 어머니를 대신해 키워진 엘리자베스, 절친한 헨리 클레발이 차례로 생명의 대가를 치르고, 빅터는 막대한 죄책감 속에 북극까지 추격전을 감행합니다. 끝내 극한의 얼음 바다 위에서 숨을 거두는 그의 곁에서, 창조물은 “고통받는 존재가 더 이상 세상에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하며 한 줄기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3. 작품 해석 및 주제 분석
과학과 윤리의 충돌: 19세기 초 산업혁명 시기, 인간은 과학적 발전을 통한 무제한적 진보를 꿈꿨습니다. 셸리는 이를 경계하며, 빅터의 과학이 ‘창조의 영광’에서 ‘통제 불가능의 재앙’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진보의 이면에는 책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 과학기술 혁신(유전자 편집, AI 개발 등)에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입니다.
타자의 시선과 배제: 작품 속 괴물은 이름도, 언어도 없는 ‘타자’로서 존재합니다. 그는 언어를 배우고 가족의 삶을 관찰하며 인간성을 갈망하지만, 단지 외모만으로 배제당합니다. 이는 타자의 배제와 폭력, 사회적 소외 문제를 상징하며, 오늘날의 난민·이주민 이슈나 인공지능 로봇 윤리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적 자의식: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는 영원한 형벌을 받았습니다. 빅터는 ‘불’을 번개로 대체해 생명을 창조하지만, ‘신의 영역’을 넘나든 대가로 자신의 가족과 삶 전체를 잃습니다. 이 비유는 인간 중심주의와 기술 숭배의 위험을 통렬히 꼬집습니다.
프레임 소설 기법의 의미: 로버트 월턴의 편지로 시작해 빅터, 다시 괴물의 독백으로 전개되는 다층 서술 구조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의 폭을 넓혀 줍니다. 독자는 관찰자이자 참여자로 전환되며, 각 화자의 시선이 교차할 때마다 진실과 책임의 의미가 다채롭게 드러납니다.
고딕 문체와 상징의 융합: 셸리는 어두운 성채, 번개가 치는 밤, 얼음 바다와 같은 고딕적 배경을 활용해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그려냅니다. 번개는 창조의 순간이자 파괴의 도구이며,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인간이 감당해야 할 한계를 상징합니다.
현대 사회와의 연결: 환경 파괴, 기계 학대, 인간 소외가 심화되는 오늘날, 『프랑켄슈타인』은 우리에게 ‘돌봄의 윤리’를 되새기게 합니다. 돌멩이 대신 무시로 잔인해진 언어 폭력, 배우지 못한 책임감이 길러낸 디지털 괴물들을 경계해야 할 때입니다.
4. 작품이 주는 오늘의 메시지
첫째, 과학적 발견 뒤에는 반드시 인간성과 공동체를 지키는 윤리적 고려가 따라야 합니다.
둘째, 우리 사회가 ‘괴물’이라 낙인찍은 존재들은 종종 우리가 외면한 책임의 희생양입니다.
셋째, 셸리의 고딕 서사는 과거를 넘어 미래 과학기술 시대에도 변치 않는 인간 돌봄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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