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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확장/속담 & 고사성어

근묵자흑(近墨者黑)-“먹(墨)을 가까이하면 (그 사람은) 검어진다(黑)

by 시넘사 202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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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묵자흑

 

1. 근묵자흑 뜻 

근묵자흑(近墨者黑)은 “먹(墨)을 가까이하면 (그 사람은) 검어진다(黑)”이라는 뜻으로, **주변 환경이나 사귀는 사람에 따라 그 영향을 받아 변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의미합니다. 즉, 문자 뜻을 넘어 가까이하는 대상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인간은 환경에 순응하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히 나쁜 무리에 물들기 쉬움을 경고하는 의미로 확장하여 쓰입니다.

  • 近(근): 가까울 근
  • 墨(묵): 먹 묵
  • 者(자): 사람/놈 자 (여기서는 '~하는 사람'의 뜻)
  • 黑(흑): 검을 흑

출처: 진(晉)나라 부현(傅玄)의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


2. 비유

  • 자연 현상: 맑은 강물이 흙탕물과 만나면 맑음을 잃고 탁해지는 현상.
  • 인생·관계: 훌륭한 스승을 가까이하면 자연스레 덕과 지혜를 배우게 되지만, 나쁜 친구와 어울리면 본의 아니게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인간의 성장 과정.
  • 사물·현상: 깨끗한 종이가 먹물을 담은 그릇 옆에 오래 놓이면 자신도 모르게 먹물 입자가 튀어 검은 점이 박히는 현상.
  • 사상·철학: 인간의 본성은 선악을 떠나 **외부 환경에 의해 쉽게 물들고 변화할 수 있다**는 환경 결정론적 관점. (맹모삼천지교와 일맥상통)

3. 유래 이야기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성어는 중국 **서진(西晉) 시대**의 문신이자 학자인 **부현(傅玄)**이 지은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이라는 글에서 유래합니다. 이 글은 황태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태자소부(太子少傅)의 직분을 경계하고, 태자의 교육과 수신(修身)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쓰여진 잠언(箴言)의 형태입니다.

부현은 잠언에서 사물의 변화와 영향을 받는 이치를 먼저 설명합니다. 쇠나 나무 같은 무생물도 거푸집이나 도구에 따라 모양이 만들어지듯이, 사람의 성품과 습관 역시 주변 환경과 교육에 의해 길러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구체적인 비유를 들어 이 가르침을 명확히 하는데, 그 유명한 구절이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고로 주사(朱砂)를 가까이하면 붉게 되고(近朱者赤), 먹을 가까이하면 검게 된다(近墨者黑).”** (故近朱者赤 近墨者黑) 여기서 주사(朱砂)는 붉은색 안료로 쓰였던 광물질이며, 먹(墨)은 검은색을 상징합니다. 붉은 것을 가까이하면 붉게 물들고, 검은 것을 가까이하면 검게 물든다는 자연의 이치를 통해, 사람의 도덕적 성품과 행동 역시 그가 사귀는 친구나 처한 환경에 따라 좋게 변할 수도, 나쁘게 변할 수도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 것입니다.

또한 그는 이어서 **“소리가 조화로우면 울림이 맑고(聲和則響淸), 형상이 바르면 그림자 역시 곧다(形正則影直).”**라고 덧붙여, 바른 사람을 가까이 하고 바른 행동을 하면 그 결과 역시 자연스레 올바르게 나타난다는 '정명(正名)'과 '수신(修身)'의 철학을 강조했습니다.

이 부현의 잠언은 이후 중국의 유교 경전이나 교육서에 인용되면서, 특히 **좋지 않은 환경에 물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의 교훈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근묵자흑'만 따로 떼어내어 쓰이게 되면서, 초기에는 긍정적인 '근주자적'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모두 아우르는 표현이었으나, 점차 부정적인 영향, 즉 나쁜 무리나 부패한 환경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더 자주 쓰이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예로는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일화와도 맥락이 닿습니다. 맹모는 묘지 근처, 시장 근처의 환경이 아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글방 근처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이처럼 동양의 사상에서는 예로부터 **개인의 도덕적 완성은 환경과 교육에 크게 좌우된다**는 인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근묵자흑은 이러한 사상을 네 글자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핵심적인 격언으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고려 말 충신인 정몽주의 어머니 영천 이씨가 썼다는 시조("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에서도 '근묵자흑'의 경계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까마귀는 간신이나 소인배를, 백로는 충신을 비유하며, 간신들의 무리에 섞여 순결한 충심이 더럽혀질까 염려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처럼 근묵자흑은 단순한 생활 속 교훈을 넘어, **정치적·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에도 중요한 기준이 되는 표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4. 현대적 쓰임 

4-1. 활용 요약

  • 일상: 자녀나 후배에게 친구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새로운 환경에 들어갈 때 마음가짐을 다잡는 말.
  • 학습·연구: 잘못된 정보나 비윤리적인 연구 방식에 물들지 않도록 연구 환경과 동료 선택의 신중함을 요구할 때.
  • 업무·조직: 조직 내의 부패, 무사안일주의, 또는 비생산적인 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도록 경고할 때.
  • 정치·경제: 부패한 정치 집단이나 비윤리적인 경제 환경에 참여하는 것을 경계하고, 도덕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 미디어·문화: 자극적이거나 왜곡된 미디어 환경이 개인의 가치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비판할 때.

4-2. 대화형 예시

  • 일상
    A: “요즘 민수가 자꾸 친구들 따라서 PC방에서 밤늦게까지 노는 것 같아 걱정이야.”
    B: “**근묵자흑**이라서 **주변에 물들기 쉬우니** 지금이라도 환경을 바꿔주는 게 좋겠어.”
  • 학문·공부
    교수: “연구 주제를 정할 때, 학계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본인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지켜야 한다.”
    학생: “**근묵자흑**식이라 **다수의 편향된 시각에 빠질 위험**이 있으니 주관을 갖고 보완하겠습니다.”
  • 여행
    A: “이번 배낭여행은 안전한 곳만 가고 싶어. 현지 소매치기범들이 많은 동네는 피하고 싶고.”
    B: “**근묵자흑**처럼 **위험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마음도 불안해지고**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릴 수 있으니까.”
  • 회의·업무
    상사: “이번 프로젝트 팀에 너무 소극적인 직원들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괜찮겠어?”
    직원: “개인의 역량은 충분하지만, 혹시라도 **근묵자흑**식 검토라 **전체 분위기에 휩쓸려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으니, 제가 적극적으로 독려하며 다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정치·경제
    시민 A: “새로 선출된 정치인도 결국 기존 기득권 세력과 어울리면서 변질될 것 같아 불안해.”
    시민 B: “**근묵자흑**식 판단 말고, 우리는 **국민들이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를 통해 그들을 바른길로 이끌어야 해.”
  • 미디어
    앵커: “최근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자라나는 세대가 그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근묵자흑**에 그쳐 **가치관 형성에 돌이킬 수 없는 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비슷한 한자 성어

  • 근주자적(近朱者赤): 붉은 것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는 뜻. 근묵자흑과 함께 쓰이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화광동진(和光同塵): 빛을 부드럽게 하고 속세의 티끌에 섞인다는 뜻. 스스로 환경에 동화됨을 의미합니다.
  • 붕우유신(朋友有信):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 친구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6. 반대 한자 성어

  • 청경우독(晴耕雨讀): 맑은 날에는 밭을 갈고 비 오는 날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수양함을 의미합니다.
  • 불염세속(不染世俗): 세상의 풍속에 물들지 않는다는 뜻. 세상과 거리를 두고 깨끗함을 지킴을 의미합니다.
  • 출이불염(出而不染): 진흙에서 나왔으나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는 뜻. 나쁜 환경 속에서도 순수함을 유지함을 비유합니다.

7. 교훈 및 정리

근묵자흑은 **인간의 성품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기에, 좋은 환경과 좋은 사람을 선택하는 지혜가 중요합니다. 나쁜 환경에 쉽게 물들 수 있음을 경계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변의 환경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니, 어떤 환경에 머무를지 신중하게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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