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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줄거리 요약과 감상 - 도리스 레싱의 충격적 질문

by 시넘사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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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집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평범한 가족의 틀 안에 자리한 불편한 진실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탐색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모성, 정상성, 공동체의 폭력성을 건드리며 독자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아래에서 작가 소개부터 줄거리, 감상,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책까지 정리해드립니다.


👩‍🏫 작가 소개: 도리스 레싱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1919–2013)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대표작으로는 『황금 노트북』, 『생존자의 회고록』 등이 있으며, 페미니즘, 식민주의, 가족 구조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뤘습니다. 그녀는 『다섯째 아이』를 통해 문명과 본능, 사회와 개인 사이의 균열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 줄거리 요약

1. 평화롭고 이상적인 가정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전통적 가치관을 신봉하는 젊은 부부였다.
결혼 후, 그들은 런던 교외의 넓은 저택에서 다복한 대가족을 이루고 살기로 결심했다.
네 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동안, 가족은 안정되고 단란했으며, 대가족이 정기적으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이상적인 공동체였다.
이웃들은 그들의 삶을 부러워했고, 해리엇은 진심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었다.


2. 이상한 임신, 그리고 불길한 예감

하지만 다섯 번째 임신이 시작되면서, 해리엇은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낀다.
태동은 너무 격했고, 고통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해리엇은 불면과 두통, 강한 이물감을 느끼며 이 아이가 다른 존재임을 직감한다.
그리고 출산의 날, 극심한 고통 끝에 태어난 아이는 커다란 몸집과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의 이름은 . 첫눈에 보기에도 다른 아이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3. 벤이라는 존재

벤은 갓난아기 같지 않았다.
눈빛은 생후 며칠 된 아기가 아니라, 무언가 오래된 것을 가진 존재처럼 날카롭고 낯설었다.
그는 잠을 거의 자지 않았고, 과도하게 먹었으며, 어머니의 품을 거부했다.
형제자매들은 그를 피했고, 집안 곳곳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아빠 데이비드는 점점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게 되었고, 해리엇은 사랑하려 애쓸수록 벤이 더 멀게 느껴졌다.


4. 깨져버린 가족, 무너져가는 일상

벤은 다섯 살이 되도록 말이 늦었고,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으며, 급기야 공격적인 행동까지 보인다.
가정은 조용히 무너져갔다.
아이들은 불안해했고, 부부는 각자의 방식으로 벤을 외면하거나 받아들이려 애썼다.
무엇보다 벤이 있다는 이유로 가족 모임에 사람들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기 시작했다.
공동체는 등을 돌렸고, 데이비드조차 더는 해리엇의 선택을 지지하지 않았다.


5. 보호소에 보내다 – 죄책감의 시작

가족은 결국 결정을 내린다.
벤을 보호시설에 보내자.
해리엇은 겉으로는 수긍했지만, 내면은 무너지고 있었다.
보호소에 도착한 날, 벤은 아무 말 없이 해리엇을 따라갔고, 그 표정은 공허하고 낯설었다.
해리엇은 돌아서는 순간, 자신이 이 아이를 버렸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그날 이후, 그녀는 편히 잠들지 못했다.


6. 다시 찾아온 아이, 그러나 이미 달라진 존재

몇 달이 지난 뒤, 해리엇은 더는 참을 수 없어 벤을 다시 찾아간다.
그는 그곳에서도 부적응자였다.
기관은 그를 더는 책임질 수 없다며 해리엇에게 떠넘기듯 인계했고, 결국 벤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예전보다 더 차갑고, 더 폭력적이고, 더 인간 같지 않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는 형제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거칠게 물건을 던졌으며, 가끔씩 사라졌다가 늦은 밤 돌아왔다.
해리엇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가정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7. 가족 해체의 순간,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다

벤은 점점 통제불능이 되었다.
가족들은 더 이상 그를 말릴 수 없었고, 그를 위해 희생되는 삶에 점점 지쳐갔다.
해리엇의 다른 자녀들은 눈에 띄게 말이 줄고, 집을 벗어나려 했다.
데이비드는 자신의 일에만 몰두했고, 해리엇에게 벤을 책임지라는 듯한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느 날, 벤이 또다시 사고를 쳤을 때,
데이비드는 처음으로 해리엇에게 **“이젠 네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은, 벤을 데리고 나가라는 뜻이었다.
해리엇은 침묵했다. 그리고 그날 밤, 처음으로 울지 않고 혼자 벤의 방 앞을 지나쳤다.

이 장면은, 이 가족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은 순간이었다.
가족은 더 이상 하나가 아니었고, 함께 살아가는 의미도 사라졌다.


8. 시간의 침묵, 잔해 위에 남겨진 어머니

그 이후, 벤은 집을 떠나는 날이 많아졌고, 점점 거리로 스며들었다.
해리엇은 여전히 식탁을 차렸고, 벤이 돌아올 때를 대비해 불을 켜놓았지만,
그것은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의식처럼 반복되는 행위였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 머물며 가족이라는 이름에서 멀어졌고,
데이비드는 퇴근 후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넓고 따뜻했던 저택은 이제 소리 없는 무덤처럼 변해갔다.

마지막 장면에서 해리엇은 고개를 숙인 채 벤의 발걸음 소리를 상상하며 혼자 앉아 있다.
그녀는 여전히 어머니이기를 포기하지 않지만,
그 모성이 무엇을 구했는지, 무엇을 잃었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 해석

1. 모성애는 절대적인가?

해리엇은 벤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선택을 통해, 어머니로서의 본능과 사회적 윤리 사이에서 고뇌한다. 그러나 그 모성은 다른 자녀와 남편에게 상처를 준다. 도리스 레싱은 독자에게 “모성이 언제나 선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2.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벤은 육체적으로는 사람이나, 정서적, 사회적으로는 다른 존재처럼 묘사된다. 그는 ‘비정상’으로 간주되며 격리되고, 제거되려 한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사회의 반응은 과연 정당했는가?

3. 공동체의 위선

가족과 친척, 이웃은 평화와 조화를 지향하지만, 벤이라는 존재 하나로 그들의 태도는 급격히 변한다.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모른 척하는 공동체의 잔혹함은 이 작품의 핵심 비판 대상이다.

 

🎭 감상– 다섯째 아이는 우리 안에도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모든 가족 안에는 한 명쯤, 다루기 어렵고 불편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그는 때때로 문제를 일으키고, 모두를 지치게 만들며, 마음속에 돌처럼 무겁게 남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외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역시 자신의 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며,
그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란, 사랑이라기보다 끊을 수 없는 책임과 운명에 더 가깝다.
그래서 포기하는 대신, 가슴에 돌을 품고 살아간다.
『다섯째 아이』는 그런 우리의 현실을 거울처럼 보여준다.
벤은 그저 해리엇의 아들이 아니라,
우리가 끝내 외면하지 못하는 우리 안의 누구이기도 하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존재 자체가 부조화인 인간에 대한 자기 고백. 벤의 내면을 상상하며 읽어볼 수 있다.
  • 『1984』 – 조지 오웰: 비정상을 통제하려는 사회의 폭력성을 다룬 작품. 집단이 개인을 통제하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미드위치의 뻐꾸기들』 – 존 윈덤: 벤처럼 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이 사회에 들어왔을 때, 인간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그린 SF 심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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