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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5.0점
1. 작품 기본 정보
- 제목: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저자: 문미순
- 출판사: 나무옆의자
- 발행연도: 2023년 5월 9일
- 수상 이력: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2. 작가 소개
문미순 작가는 삶의 밑바닥에서 마주치는 고통과 구원, 그리고 존재의 무게를 꾸준히 탐구해 온 한국 작가이다. 그녀의 글은 대체로 인간의 죄의식과 용서, 이해와 회복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읽는 이에게 정서적으로 깊고 조용한 파동을 남긴다.
3. 줄거리 요약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삶의 가장 혹독한 계절을 통과하는 두 인물, 명주와 준성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50대 명주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병하는 20대 준성은 각자 다른 세대이지만 비슷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들은 반복되는 불행과 가혹한 현실 앞에서 점차 무력해지다가, 결국 예기치 않은 부모의 죽음을 맞닥뜨린다.
그러나 삶의 끝에 선 그 순간, 그들은 죽음을 은폐하고 유예하는 선택을 한다. 이 극단적이고 절박한 결정의 배경에는 단순한 생계 문제를 넘어, ‘간병’이라는 행위가 내포한 삶 전체를 짊어지는 무게와 죄책감, 그리고 사랑과 책임 사이의 모순된 감정이 응축되어 있다.
4. 감상
나는 이 책을 몇 번이나 거부했다. ‘간병’이라는 단어는 때로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나락으로 끌어당기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이야기가 가진 무게와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송두리째 자신을 희생하고도 죄책감에 살아가는 사람, 순간순간 악마가 되는 자신을 목격하며 견뎌야 했던 시간들. 그건 단순한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감정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다행히 이 책은 그런 장면들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 . 독자가 그 무게에 완전히 매몰되지 않도록, 저자는 일정한 거리와 여백을 남겨두며 인물의 고백과 흔들림을 서서히 따라가게 만든다.
나는 이상하게 그들을 이해했다. 돌보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비난하지 않는다. 나조차도 누군가를 돌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저주가 아니라 인간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희망처럼 느껴졌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적어도 외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그 여지를. 그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이다.
5.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
- 딸에 대하여 – 김혜진: 가족 안에서의 돌봄과 통제, 존재의 무게를 절제된 언어로 풀어낸 소설
- 간병살인 – 한승태: 간병의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 르포에 가까운 문제작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삶의 극단과 일상을 오가는 감정의 고백을 꾸밈없이 풀어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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