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줄거리 - 인간으로 실격당한 한 사람의 기록

 

 

1. 작가 소개 – 다자이 오사무의 삶과 비극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1909~1948)는 일본 아오모리현 출신의 소설가로, 일본 문단의 대표적인 비극적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 근대문학의 정수를 담은 작품들을 남기며도 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했습니다. 수차례의 자살 시도와 알코올 중독, 복잡한 인간관계는 그의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고, 『인간실격』은 그러한 고통의 정점에서 쓰인 자전적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다자이의 마지막 장편소설이자 유서와도 같은 글입니다. 『인간실격』이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연인과 함께 다마강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다자이 자신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며, 독자에게도 날카로운 내면의 질문을 던집니다.

2. 줄거리 상세 요약 – 사건의 흐름에 따른 '나'의 기록

『인간실격』은 액자소설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어느 익명의 편집자가 요조라는 남자의 사진 세 장과 수기 세 편을 발견하면서, 이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야기의 주체는 오바 요조라는 인물로, 그는 자신을 "인간으로 실격당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자신의 인생을 세세히 고백합니다.

1부 – 웃음으로 방어한 어린 시절

요조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웃기고, 익살스러운 행동을 통해 주위를 기쁘게 하는 '광대'가 되기를 택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고, 가족조차도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권위와 침묵, 형의 냉담함은 그를 점점 고립시켰고, 유일하게 위안을 느낄 수 있는 장소는 고용인들과의 대화 속이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에도 늘 겉으로는 유쾌한 소년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무게로 느껴졌습니다. 이중적인 삶은 그를 점점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2부 – 도쿄에서의 혼란과 자살 시도

대학 진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한 요조는 급격히 삶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강한 사회 불안과 자존감 결핍으로 인해 제대로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하고, 곧 방탕한 생활에 빠지게 됩니다. 동거하게 된 여성과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 여성만 죽고 요조는 살아남습니다. 이 사건은 그에게 깊은 죄책감과 자괴감을 안겨줍니다.

이후 그는 예술가 무리들과 어울리며 마약에 손을 대고, 술과 여자에 의존하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쓰게'라는 여인과의 만남은 잠시나마 안정을 주었지만, 결국 쓰게에게도 버림받으며 다시금 심리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3부 – 사회에서의 철저한 이탈

요조는 점점 사회와의 접점을 잃고, 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에 이릅니다. 그를 도우려는 인물들도 등장하지만, 그는 끝내 그들의 기대를 배신하거나, 스스로 그 인연을 끊어버립니다.

요조는 요시코라는 착하고 순진한 여성과 함께 살며, 처음으로 평범한 가정을 꿈꾸게 됩니다.

그녀는 그의 삶에서 드물게 등장하는 '순수하고 따뜻한 존재'였습니다. 요조는 이 생활에 작은 안정을 느끼지만,

여전히 외부 세계와 사람들에 대한 불신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조의 친구라는 남성이 집에 찾아오게 되고,

요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요시코는 그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합니다.

그녀의 순결이 범해지는 사건을 계기로 요조는 인간 세계에서 완전히 멀어집니다.

그는 알코올 중독과 마약,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됩니다. 마지막 수기에서는 인간으로 실격당했다는 절망적인 선언과 함께, 요조가 인간성을 어떻게 상실했는지를 처절하게 고백합니다.

3. 아주 간단한 감상 –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실격』을 읽는 내내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요조의 시선을 통해 펼쳐지는 이 1인칭 서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흡입력을 지녔다.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사람 속으로 직접 들어가 정신의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건, 자기 자아 속에만 갇혀 살아가는 삶은 필연적으로 왜곡과 단절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내면의 목소리만을 좇다 보면, 타인에 대한 이해는 점점 협소해지고, 결국은 세상과 자신 모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 빛과 어둠을 동시에 지닌 존재다. 누군가를 완전히 ‘선하다’, ‘악하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악'이 반복되어 지속적으로 한 사람에게 향하게 된다면,  요조처럼, 결국 인간은 그렇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끊임없이 눌려온 고통의 자연스러운 귀결일지도 모른다.

 

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3권

• 『죄와 벌』 - 도스토옙스키
  죄와 속죄, 인간 내면의 갈등과 구원을 치열하게 파고든 러시아 문학의 걸작.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인간이 아닌 존재로의 전락을 통해 인간 소외와 사회 단절을 극단적으로 묘사한 작품.
• 『시인』 - 이문열
  예술가의 내면 세계와 자아의 해체를 그린, 한국 문학의 또 다른 비극적 주인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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