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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독서 - 책책책/읽은척하기

📘 읽은 것처럼 – 『호밀밭의 파수꾼』

by 시넘사 2025. 4. 20.

 

“진짜 미친 사람은, 자기가 미친 줄도 모르는 법이야.”

🚬 학교를 떠나다

홀든 콜필드는 열일곱의 소년이다. 그는 또 한 번 학교에서 쫓겨났다. 펜시 프렙이라는 명문 기숙학교에서 퇴학당한 그날 밤, 그는 쓸쓸하게 짐을 싸고 홀로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향한다. 더 이상 어른들 앞에서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도 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는 이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 가짜 같았어. 선생도, 학생도, 공부도. 웃고 있지만, 전부 거짓말이야.”

🌆 도시에서의 표류

뉴욕은 익숙하지만 낯선 도시다. 홀든은 어른의 세계에 슬며시 발을 들여놓는다. 모텔에 짐을 풀고, 술집을 전전하며, 전화를 걸고, 옛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만남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가 원하는 건 위로도, 자극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바란 것은 단순한 진심이었다.

밤늦게 클럽에서 만난 여성들과의 대화, 어린 시절 친구인 샐리와의 어긋난 만남, 전직 선생님 안톨리니 선생과의 묘한 침대 사건까지. 어른들의 세계는 복잡했고, 자신에게는 그 누구도 진실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홀든은 점점 더 고립감을 느낀다.

🌧️ 아이를 찾는 마음

그 와중에 홀든은 한밤중에 여동생 피비를 찾아간다. 그 작은 아이만큼은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라고 믿고 있었다. “피비, 나 있잖아. 호밀밭 언덕에서 노는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자, 홀든이 세상에 바라는 유일한 역할이었다. 위선과 폭력,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아이들이 무사히 자라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싶은 순수한 바람. 그러나 그는 그 역할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상처받고 지쳐 있었다.

🎠 회전목마 아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피비와 함께 동물원과 회전목마를 찾은 홀든은 그녀가 웃으며 말을 타고 도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는 그녀가 넘어질까 봐 걱정하면서도, 끝내 그녀를 말리지 않는다.

“사람은 그냥 떨어지게 내버려 둬야 할 때가 있어.”

그것은 홀든이 처음으로 인정하는 삶의 이치였다. 누구도 완벽히 보호할 수 없고, 때로는 넘어지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도 자란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 장면에서 홀든은 처음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웃는다. 그것은 회복의 시작이었다.

💬 이 책이 전하는 의미 (3문장 요약)

  • 『호밀밭의 파수꾼』은 청춘이 겪는 혼란, 외로움, 그리고 순수함을 지키고자 하는 갈망을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 홀든의 시선은 냉소적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지극히 따뜻하고 연약한 진심이 숨겨져 있다.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짜를 찾는 여정은 고독할지 몰라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신'이 되어간다.